[2003.10.13]
시골 숙부님댁
처마에 걸린 곶감을 보다
문득
돌아가신 할아버님이 생각났다.
내 어릴적에
무던히도 나를
예뻐해 주셨던 할아버님.
과수원이 있었던 우리집엔
늦가을이면
주렁주렁 처마 밑에 메어 단
곶감이 그림처럼
걸려있곤 했다.
과자가 없었던 그 시절
곶감이 다 말라 굳어질 때까지
하나씩 둘씩
끝에서부터 빼어먹던
달콤한
곶감의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애써 깎으신 곶감이었지만
사랑하는 손자가
하나 둘 빼어 먹어 없어지는
곶감을
모르실리 없었겠지만
할아버님은 짐짓 모른체 하시며
속으론 기뻐 하셨을지도 모른다.
이제 그 손자가
자라
그때 할아버님의 나이가 되어서야
예전엔 미처 몰랐던
할아버님의 깊은 사랑을
곶감을 보며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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