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10일]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마음을 더욱 움츠러 들게하는 이 가을.
홀연히 이 세상을 등진 그대 영전에
뒤 늦은 편지 한 장 띄워 본다네...
엊그제 병원 빈소에서
살아 생전 남에게 싫은 소리 한 번 해보지 않았을 성 싶은
자네의 온화하고 다정한 미소를 담은 영정 사진을 보고
나는 멈칫멈칫 자네를 보내는 마지막 이별 인사를 망서리곤 했었다네.
올해 들어서 친구들의 모임을 두어번 계획하면서
항상 자네의 얼굴을 대할 수 있는 '대구'를 생각해 보다가도
마음 놓고 친구들과 얼굴을 대할 수 없는 자네 투병의 특성 때문에
좀 더 자네의 건강이 나아지면 그 때 '대구'에서 모임을 갖기로
자꾸만 뒤로 미뤄왔던 우리들 만남이
이제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 자책감이 들어서..
지난 봄 친구들의 모임에서
힘차게 투병하고 있는 자네에게 힘을 실어 주자고 조금씩 성금을 걷기로 해
조금 모인 성금을 전달 했을 때 고마워 하던 자네 마음처럼
그동안 생활에 부대끼며 바삐 살아온 먼 세월의 뒤안에서
이제금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자고
돌아가기 얼마 전에 그동안 밀린 동창회비마져 완납하고
좀 더 건강이 좋아지면 함께 만나자고 통화했던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이별이라니....
작년 모임과 투병중인 자네의 모습을 본 친구들도 있으나
자네를 못 본 많은 친구들의 마음은 하나 같이
일찍 떠난 자네가 안타까워 더욱 마음이 아프다네.
동식이...!
그러나 세상은 한 번 떠나고 나면 그 뿐.
남는 사람에게 슬픔만 남기고 그것으로 끝이라네.
떠날 때 못다한 아쉬움과 미련도
온갖 근심과 걱정도
그리고 사랑과 미움의 애증마져도
이제 모두
저 눈이 시리도록 파아란 가을 하늘 가에 접어 두고
편히 편안히 주무시게나....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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