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성묘 가는 길

솔뫼정원 2006. 3. 22. 17:28

 

 

[2006.2.5]

 

지난 토요일에 시골에 성묘를 갈까 생각 했었는데

갑짜기 몰아닥친 한파 때문에 하루 쉬고

어제 일요일 오후부터 추위가 다소 누그러진다 하여

아침을 먹고 네 식구가 함께 출발 하였습니다.

 

날씨는 청명하고 모처럼 넷이서 함께 고향 가는 길은

마치 소풍을 가듯 간식거리와 음료를 준비하여 먹고 얘기하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두 시간 정도 달려 도착하였습니다.


산으로 오르는 밭에는 겨울을나는 나물이며 풀들이

파릇파릇하니 눈을 반짝이고 있었고..........


아직도 쌀쌀한 밭 머리를 돌아 산으로 오르는 아내와 아이들....


양지 바른 산소 앞에서 가져간 술과 안주로 아이들이 할아버님 할머님께 올릴 성묘상을 준비합니다.

이제 서서히 산소 위치도 알고 성묘길도 익히라고 데리고 다니는데

군말 없이 따라 다녀주니 고맙기도 하고 우리 부부 둘이서만 다닐 때보다 심심치 않아 재미가 있더군요.



성묘길 곳곳에서 묵묵히 우릴 반겨주는 '춘란'들과 '명과'가 정겹고....


산을 내려오는 길에 펼쳐 보이는 멀리 '천주봉(天主峰)'과 얕으막한 앞산 아래에 있는 우리 과수원...

그리고 저 얕으막한 야산 너머가 제가 태어나 자란 고향이랍니다.

 

고향마을에 들려 노인회관에 들려 아버님과 어머님 연세의 노인들께

미리 준비해 간 빵과 뻥튀기등 간식과 음료수를 전달해 드리고

단체로 歲拜 올리고 서둘러 대전으로 돌아 왔습니다.

 

이렇게 바삐 하루를 돌고 왔지만

마음은 한결 편안하네요...

이미 넋이 떠나신 조상님들 계신 곳 찾아본들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만

어릴적 제가 자랄 때

"이놈이 자라 우리 죽고나면 제사 모실 놈이여..!"하고

예뻐해 주시던 조상님들 모습이 생각나

그냥 있을 수가 없어 늘상 이렇게 바람처럼 다녀오곤 합니다.

 

성묘를 가는 길에 아들녀석 하는 말

저 죽을 때는 화장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한 마디로 귀찮다는 거죠....ㅎㅎ

 

어제 밤새 남쪽지방엔 또 다시 많은 눈이 내려 난리던데

어제 알맞게 성묘 잘 다녀온 것 같습니다.

 

이제 봄이 오면

개나리 진달래 꽃 필 때

다시 조상님들 뵈러 가야지요.

꽃 구경도 할 겸....^^